"첫째, 포르노는 이제 남성문화의 전유물이라기보다는 우리의 전반적인 문화현상으로 자리잡았다. ... 포르노가 일상 속에 개입되는 맥락은 성별화되어 있다."(185)
"둘째, 포르노는 성인의 성적 실천에 영향을 미친다. ... 결과적으로 서구 백인의 육체를 기준으로 하는 성적 매력과 미의 기준을 강화시키게 된다. 남녀는 모두 그러한 백인 중심의 육체관에 대해 동경심과 억압을 동시에 느끼고 있었다."(186)
"셋째, 포르노는 우리 사회의 지배담론과 연결, 불리, 접합되면서 성인의 섹슈얼리티를 규정하고 있었다. ... 그러나 성인은 의미에 대한 수동적인 담지자가 아니며 의미 또한 항상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 여성들은 남성중심의 성의 재현과 욕망의 실현에 실망하고 불편해 한다. 그들은 포르노 보기를 통해 성애화를 강요받고, 경험하지만 이것은 역으로 여성들의 탈성애화를 결과하기도 한다. ... 반면 남성들은 포르노를 지나치게 많이 경험함으로 인해 똑같은 유형의 포르노에서는 성적인 자극을 얻지 못하고 좀 더 색다른 포르노를 계속 추구한다."(187)
"넷째, 성인이 포르노에서 기대하는 것은 다소 모순적이다. 그들은 포르노가 탈맥락화되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성기 중심적 포르노에 몰두하기도 하나 동시에 맥락이 있는 포르노를 원한다."(187)
"다섯째, 포르노에 대한 규제의 담론에서도 모순된 의식이 드러난다. 남성은... 포르노의 규제 대상에서 자신을 제외시킨다. 여성과 아이들은 무성적 존재이며 합리적 자율성이 결여된 존재이다. 그들은 스스로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없으므로, 자신을 과잉 성애화시킬 수 있는 포르노는 마땅히 규제되어져야 한다. .. 이 점은 포르노에 대한 페미니즘의 규제운동이 야기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해 진지한 성찰을 요구하는 부분이다."(187-8)
"이처럼 포르노는 우리 사회의 성문화와 지배담론 속에서 성인의 경험에 개입되고 그 의미를 부여받고 있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섹스를 재현한 포르노를 문제시하기보다는 섹슈얼리티를 규정하고, 현재의 포르노를 존재하게 하는 사회 문화구조를 공격해야 한다. ... 이는 포르노가 없는 사회를 꿈꾸는 유토피아적인 개혁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며 페미니스트 포르노 만들기를 통해 우리 자신이 성적 존재임을 천명하려는 것 또한 아니다."(188)